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 시민들의 외부 활동 자제가 장기화되고, 코로나19 공포가 헌혈 분위기를 크게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 혈액원의 10일 현재 보유량은 1.9일분이다. 권장 보유량 5일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루 평균 헌혈자도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절반이상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긴급 수혈이 필요한 수술이나 환자 치료에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사정이 급한 환자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환자를 지정하는 지정헌혈에 나서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에서는 부족한 혈액을 충당하기 위해 부산과 대전, 경남 등 타지역 혈액원에서 수혈용 혈액제제를 받아오는 일까지 일어난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헌혈과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아무런 관계없다고 말하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국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엄격한 위생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헌혈수요는 좀체 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우리의 헌혈수급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 중 경계단계에 와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3월초 혈액 부족을 밝히고 헌혈을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 이후 단체 헌혈이 대거 취소되면서 혈액수급을 힘들게 하고 있다. 대구경북만 해도 단체헌혈 취소가 68개 기관 5천8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헌혈은 한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가까이는 내 가족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되기도 한다. 혈액은 사람의 헌혈수급 말고는 조달할 방법이 없다. 생명 살리는 일에 시민사회의 적극적 동참이 지금 필요할 때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에 온 국민이 관심과 정성을 쏟아 극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과 싸움에 있어 의료진 등의 헌신적 봉사가 어떤 국난도 국민적 단합된 힘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제 헌혈에도 우리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발휘돼야 할 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생명을 구하는 헌형운동에 동참하는 시민의식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