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요양원·병원 직원·환자 등
판정 결과 새로 바뀐 사례 다수
격리 해제땐 감염 새 불씨 우려
당국 “검체 채취과정 역학조사”

대구 경북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나 집단생활시설의 감염병 확산 방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생활 시설 종사자와 입소자가 전수조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 추가 확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확진 판정의 정확성 논란은 코로나19 확산의 또다른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산 서린요양원에서 지난 9일과 이날 8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27일 요양보호사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자 지난 29일부터 3월 2일까지 입소자와 종사자 125명을 전원 검사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1차 음성 판정이 나온 이들 가운데 일부가 1주일이 지난 뒤 2차 검사에서 확진자가 됐다.

보건당국은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경위를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반을 투입했다.

52명 확진자가 나온 봉화 푸른요양원 요양보호사 1명도 1차 음성에서 2차 양성으로 바뀌었다. 이 요양보호사는 푸른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중 입소자가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된 환자 10명을 간호하기 위해 6일 함께 이동해 근무를 하던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증 장애인 시설인 밀알사랑의집 사회복지사 1명은 지난달 25∼29일 포항의료원에서 확진 장애인 5명을 돌본 뒤 귀가했다가 이달 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 장애인과 동행하기 전, 귀가 전 두 차례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앞서 청도 대남병원 중국인 간병인 1명은 5차례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가 양성, 청도군립요양병원 환자 1명도 4회 음성이었으나 숨진 뒤 확진 판정을 각각 받았다. 간병인은 총 6회 검사에서 5회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마지막 6회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지난달 22일, 23일, 29일과 3월 1일, 3일 음성이었으나 5일 확진자가 됐다. 지난해 8월 22일부터 올해 2월 24일까지 청도 대남병원 3층 일반병실 환자 간병인으로 일했고, 2월 26일부터 29일까지 창녕 국립부곡병원에서 병간호 활동을 했다.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진단 검사를 받았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후 지난 1일 발열과 감기 증상을 보여 국립부곡병원에서 격리 조치하고 4일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이송해 6차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청도군립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6세 여성도 여러 차례 음성으로 나왔다. 그는 지난 4일 폐렴으로 숨졌고, 사망 전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났다.

폐렴 증상으로 지난달 21일 코로나19 1차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그 뒤 발열 등 증상이 있어 추가 검사를 했으나 같은 달 23일과 27일, 3월 2일 세 차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3일 검사와 4일 폐렴으로 숨진 뒤 검사 결과는 모두 양성으로 판명 났다.

이렇듯 음성에서 양성으로 판정이 바뀌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음성 판정자에 대한 격리 해제가 과연 안전함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바이러스 증식 기간과 검체 채취 과정 문제 등으로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선린요양원은 1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어서 세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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