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19’ 경증환자 210명
군민들 환영속 삼성연수원 입소
정부합동지원단 76명도 함께해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상심해 있을 때 보내준 성금과 자원봉사의 손길이 눈물나도록 고마웠습니다. 대구와 경북이 감염병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힘을 합쳐 함께 극복해야죠.”

영덕군민들이 코로나19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실 설치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감염병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로나19 대구지역 경증환자 210명은 지난 4일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 입소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소 20일 정도 이곳에 머물며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삼성의료원 의료진들의 보살핌 속에 치료를 받는다.

관계부처로 구성된 정부합동지원단 76명, 의료진 28명은 의사(4명), 간호사(8명), 간호조무사(8명), 심리상담사(2명), 보건복지부 직원(2명) 등으로 구성됐다.

의료진은 경증환자의 진료와 치료, 의약품 처방, 격리자 심리상태 상담, 치료시설 소독, 방역 등을 수행한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서 경증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될 경우 안동의료원으로 이송해 중증치료를 받게 된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이 처음부터 코로나 생활치료시설로 쉽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곳 주민들은 9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밖에 발생하지 않은 감염병 청정지역지키고 있는 영덕지역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강하게 반대를 했다.

하지만 이희진 영덕군수가 지역 주민들을 직접 찾아 “국가적 위기 상황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 더욱이 지난 2018년과 2019년 태풍 콩레이와 미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때 전국에서 8천여 자원봉사자들이 영덕을 찾아 도와줬고, 전국에서 성금이 답지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그중 대구가 가장 큰 도움을 줘 그 덕분에 영덕군은 태풍 피해를 순조롭게 복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영덕군민이 대구 시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지금 이곳은 영덕군의 각 단체들이 이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힘내라 대구! 파이팅 경북! 모두가 함께 이겨냅시다’,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영덕에서 반드시 이겨냅시다’, ‘여러울 때가 친구가 진정한 친구 여러분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맑은 공기특별시 영덕에서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대구는 금란지교의 벗입니다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영덕군은 주민불안 해소와 경증환자의 안전한 치료를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차량이 지나는 길에 24시간 운영방역초소설치, 영덕연수원 내부에서도 외부와 접촉을 원천 차단한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은 300실 규모로, 2017년 완공돼 삼성 임직원을 위한 명상교육과 힐링센터로 활용돼 왔다. 29.7㎡(약 9평)의 방에 침대와 옷장, 빨래건조대,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 등을 모두 갖춰 생활하는데 불편없다. 구호물품 세트와 세면용품, 방역용 등도 구비돼 있다. 환자들은 완치될 때까지 혼자 격리 상태에서 생활해야 한다. 식사는 센터에서 지급하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방 청소는 스스로 하고 있다.

영덕/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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