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 식

계원리 강씨 어른은 영락없이 목수다

벼린 대팻날 한 눈 감고 쓰윽 가늠 타가

용골 앉히고 송판 대패질 나선 지

스무아흐레

막걸리 두 독쯤 비우던 그날

뱃머리 고사 상 차려

‘청진 앞바다 거친 물살 잠재우시고 한 그물 찢어지게 명태 오리도록 해주소’라며

동해 용신께 그저 빌고 빌며 배 띄우던

골 깊은 파도 깎아 낮추고

굽이진 소나무 펴서

조선배 만들던 목수였다

시인은 구룡포에서 감포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어촌 마을인 계원리에서 만난 목수 강씨 어른의 한 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평생을 작은 대패 하나로 송판을 깎아 배를 만드는 강씨 노인. 세차게 불어오는 갈바람에 새까맣게 그은 얼굴과 풍어를 기다리는 그윽한 눈빛을 읽어내는 시인의 눈빛이 밝고 따스하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