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개최 예정 전국체전 연기에
경북체전도 연기… 체육계 타격
개최돼도 전국 대항전도 ‘빠듯’
선수 체력저하 기량발휘 ‘걱정’
엘리트 체육꿈나무 선발 ‘비상’

엘리트 체육 꿈나무들의 등용문인 소년체전이 코로나19 사태로 개최가 잠정 연기되면서 학생 및 학부모들과 체육교사들의 근심이 커가고 있다.

9일 경상북도체육회에 따르면 이달 말께 개최될 예정이었던 경북소년체육대회가 잠정 연기됐다. 이는 지난 3일 대한체육회가 제49회 전국소년체육대회(5월30일∼6월2일, 개최지 서울)를 잠정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추가 조치다.

경북소년체전은 전국소년체전을 위한 선발전 느낌이 강하다. 경북소년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들은 경북 대표 선수로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게 된다. 소년체전에서 메달 획득이나 신기록을 세우게 되면 원하는 상급학교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체육계 중·고교로 진학하려는 엘리트 체육 꿈나무들에게 소년체전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체육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소년체전도 잠정 연기라는 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체육계 행사가 연중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잡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최일을 선택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소년체전 하나만 놓고 보면 남은 4∼12월 사이 아무 날짜만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전국단위 대회부터 종목별 대항전, 시·군체육회장배 대회 등 매달 쉴 틈 없이 짜인 일정을 모두 감안해 재조정하기란 어렵다. 대한체육회에 승인을 요청한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예정된 대회 일정만 해도 무려 911개에 달한다. 이미 5월 개최 예정이었던 제58회 경북도민체육대회와 경북장애인체육대회는 연기가 아니라 아예 취소됐고, 경북 어르신생활체육대회 역시 취소를 검토 중이다.

소년체전이 우여곡절 끝에 개최돼도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국에서 소규모 모임을 비롯한 각종 행사나 훈련이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기 때문에, 기록 경신이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한 특훈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일선 체육교사들의 설명이다.

일선 초등학교 한 체육담당은 “소년체전은 봄에 개최되기 때문에 겨울방학 때부터 특훈에 들어간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연습은 커녕 학생들과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 “고작 한 거라곤 개인적인 체력 훈련뿐인데, 만약 소년체전이 개최돼 출전하더라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포항시체육회 한 관계자는 “당초에 예정됐던 일정이 코로나19로 다 틀어져 버린 것”이라면서 “대한체육회에서 전체적인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코로나19가 마무리가 됐을 때 이야기다.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사실상 경북소년체전이 전국소년체육대회의 영향을 받는데, 전국소년체전이 잠정연기됐고, 기약도 없다”면서 “대한체육회의 의견에 따라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향후 정부의 감염병 위기단계 조정 등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양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과 협의 후 각 대회 일정을 재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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