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에 칼 휘두른 ‘물갈이 공천’
강석호·김재원 등 무더기 컷오프
‘재선 3명·초선 10명’ 무게감 ↓

‘재선 3명, 초선 10명.’

8일 현재 4·15 총선에 미래통합당에 깃발을 들고 나서는 경북 현역의원 수다.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경선을 치르는 김정재(포항북) 의원은 뺀 숫자다. 이 가운데 3선의 김광림(안동), 초선의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장석춘(구미을)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불출마 종용에 견디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휘두르는 칼에 컷오프된 의원은 3선의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재선의 박명재(포항남·울릉), 초선의 김석기(경주)·백승주(구미갑) 의원 등 5명이다.

반대로 살아남은 의원은 송언석(김천), 이만희(영천·청도), 비례대표인 임이자(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뿐이다. 경선에 나서는 김정재 의원이 공천장을 받는다면 경북에선 재선 4명, 초선 9명으로 13개 지역구를 채우게 된다.

4선 1명, 3선 3명, 재선 3명, 초선 6명으로 구성됐던 20대 경북 의원 구성보다 무게감이 절대적으로 떨어진다. 4·15 총선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관위의 사천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사실상 경북지역을 초토화시킨 셈이다.

더구나 지역의 국회의원을 대선주자급, 당 대표 및 국회의장단급, 상임위원장급, 초재선급 등으로 골고루 배치해 정치적 미래와 실리를 도모하고자 하는 지역 여론을 공관위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아울러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만한 진용도 짤 수 없는 형편이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당원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 지역을 ‘졸’로 보고 경북도민들을 ‘봉’으로 취급하는 통합당의 되풀이되는 작태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대구·경북(TK) 지역은 식민지라는 오만한 발상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지역 한 의원은 “장기판에서도 차, 포, 상, 마 등이 있는데 경북 지역은 졸 신세가 되어 버렸다”며 “공관위가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런 기형적 구성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경북 선거구가 바뀔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는데 공관위만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섬세한 공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공천의 기본 중에 기본인 선거구 획정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천 발표를 해 오히려 공관위가 혼선만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경북지역 당원 및 기초의원들은 초재선 의원들이 양산되면서 경북의 국회 장악력은 쪼그라든데 대해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경북지역의 한 기초의원은 “솔직히 자괴감이 들 정도로 멘붕이다. 경북의 많은 예산과 국책사업을 누구한테 가서 하소연해야 될 지 모르겠다”며 “공관위의 이같은 결정을 이해할 수 없가 없다. 특히 공관위의 기준없는 공천 물갈이에 지역민심이 부글부글해, 탈당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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