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삼
진주장터 생 어물전에는
바다 밑이 깔리는 해 다진 어스름을
울 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 엄매야 울 엄매
(….)
진주 남강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 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
시인은 유년 시절의 낡은 사진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진주 장에 생선 행상을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다. 은전 한 닢은 광주리로 생선 장사를 하는 어머니의 손끝에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에 있고, 이제는 그 아이도 나이가 들어 그때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