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과 목에 통증, 가래도 생겨…발열 증상은 없어
전문가 "증상만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 찾기 어려워"

1129번 확진자가 2월 7일 기록한 일지.
1129번 확진자가 2월 7일 기록한 일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매일 일지를 기록한 1129번 확진자는 주로 가슴 통증과 인후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연합뉴스가 1129번 확진자 A(58)씨를 통해 확보한 9일분 일지에 따르면 A씨는 1월 31일 '목이 아프고 가래가 좀 생겼다'고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문화해설사인 그는 앞서 1월 23∼26일 서울 창덕궁과 경복궁 등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 해설을 한 바 있다.

A씨는 2월 1일에도 계속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끼자 2일 오전 미추홀구보건소로 전화해 상담을 받았으나 중국 방문자가 아니어서 검사는 받지 못했다.

2일 오후부터는 목 통증과 함께 '목 뒤 어깨에서 등목으로 불편해진다. 뻐근하고 뭔가가 불편한 느낌'이라며 등 쪽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A씨는 3일 오전 1339로 전화해 상담을 받았으나 중국인과 신체 접촉이 없고 체온이 정상이어서 독감이 의심되니 일반 병원을 방문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당일 병원을 찾은 그는 사흘 치 감기약을 받았고 복용 후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선별진료소로 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도 A씨 체온은 36.5∼36.8도로 정상 범위였으나 입안이 건조하고 등 쪽이 뻐근한 증상은 계속됐다고 한다.

1129번 확진자가 2월 7일 기록한 일지.
1129번 확진자가 2월 7일 기록한 일지.

5일에는 '해열제가 포함된 약 때문인지 열이 36도 이하로 나오고 있다'며 '1월 31일부터 시작된 목 통증, 입안 건조, 소량의 가래 증상 이후 발열 증상은 없었다'고 기록했다.

다만 A씨는 '작년 1월 폐렴 치료 시 느꼈던 가슴이 좀 답답한 느낌과 비슷하다'며 오후 9시께에는 '답답함과 함께 작은 기침이 몇 번 있었다'며 흉통을 계속 호소했다.

7일에도 체온은 정상이었지만 '오후 8시쯤 기침과 가래가 나오기 시작하고 가슴 답답함도 조금 더 심해졌다'며 '목 아래쪽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아래 명치 쪽이 답답하고 등 근육도 계속 불편하다'는 기록을 남겼다.

8일에는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A씨는 '목 상태가 안 좋아 기침이 나온다'며 '가슴 답답함이 점점 더 심해진다. 오후 11시 52분 기침이 계속 나고 가슴이 답답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기침과 가래가 조금 있고 머리가 띵한 불편한 느낌'이라고도 기록했다.

A씨는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나 같은 경우에는 열은 나지 않았다"며 "흉통과 등 쪽 통증이 심해 밤에 잠을 못 이루는 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13일 동네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흉통이 계속돼 23일 같은 병원에서 2차 검사를 한 끝에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방역당국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되도록 가정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만성질환자의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삼가라고 권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코로나19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은 열(37.5도 이상), 기침, 가래, 오한, 목 아픔, 호흡곤란 등 6개 항목을 체크하게 돼 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 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중국 발표를 보면 코로나19 초기 열이 없던 환자가 40%나 된다고 한다"며 "이제 증상만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 지역의 경우도 많은 사람이 무증상 감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은 지금까지 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되 너무 큰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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