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무하던 공무원 쓰러지고
자식들 부모님 걱정에 애타지만
서울선 수급자가 ‘대구 돕고싶다’
보험금 기부하는 등 응원 이어져

코로나19로 대구·경북지역에서 새로운 일상들이 펼쳐지고 있다.

비상근무를 하던 공무원이 과로 탓에 쓰러지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전국에서 전달되고 있다. 여기에다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의사들을 위한 성금품이 답지하는 등 대구·경북의 일상은 안타까움과 온정이 한꺼번에 교차하고 있다.

#1. 3일 코로나19 사태로 비상근무 중이던 성주군청 공무원이 쓰러져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성주군 재난안전대책본부 안전건설과 계장인 이 공무원은 지난 2일 오전 10시께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후 3일 오전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35명이 교대 근무로 24시간 비상대기하는 성주군 코로나19 컨트롤 타워 부서에 근무 중이었다.

#2. 서울 성북구의 60대 기초생활수급자 강모씨는 지난 2월 27일 길음2동 주민센터를 찾아 118만7천360원을 코로나19와 싸움을 벌이는 대구시민을 위해 꼭 써달라고 기탁했다. 강씨는 다리가 불편해 지체장애 5급으로 판정받은 상황으로 자신의 어려운 삶을 뒤로하고 7년간 유지하던 암보험을 해지한 금액 전액을 전달했다. 서울 길음2동 주민센터 주무관은 홀로 사는 강씨가 성금을 낸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만류했지만, “나는 나라에서 기초수급을 받아 너무 쉽게 살고 있는데 대구를 보고 죄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다”고 밝히며 세 번째 찾아온 강씨의 기부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 사연을 접한 50대의 한 대구시민은 3일 오전 길음동 주민센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같은 액수를 보낸다고 길음2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했다. 그는 울면서 “그 분한테 다시 보상해주고 싶고 너무 감사하다”면서 정확히 118만7천360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탁했다.

#3. 부산에 사는 채모(45)씨는 설날 이후 뵙지 못한 부모님의 안부를 묻기 위해 거의 매일 대구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특히 확진자 중 기저질환인 고혈압과 당뇨 등을 지닌 이들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비슷한 질환을 앓는 부모님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부산으로 모시고 싶어도 부산 역시 최근 들어 확진자가 조금씩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점점 쌓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4. “최근 전국에서 구호품이 매일 배달돼 옵니다. 도시락과 라면에 비누, 물, 음료수, 과일, 컵밥, 캔맥주 등등 다양하게 오고 있습니다.”

대구 코로나 19 방역에 자원한 의료진들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무료로 개방한 중구의 게스트 하우스에는 최근 들어 전국에서 의료진을 응원하며 보내온 택배박스가 점점 쌓여간다.

전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겠다고 휴가도 반납하고 대구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에게 전국민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위기에 강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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