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4집 美 빌보드 네 번째 정상 ‘새 역사’
지구상 가장 큰 팬덤 구축한 슈퍼스타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역대 네 번째로 새 앨범을 빌보드 정상에 올리며 한국 대중음악의 빌보드 도전사에 또 한 번 중요한 지평을 열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이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최신 차트 1위에 올랐다고 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사실상 지구상에서 가장 큰 팬덤을 거느린 이들은 더는 ‘K팝’이라는 수식어로 한정되지 않는 보편적 팝스타 위상을 굳혔다고 할 수 있다.

◇ ‘K팝을 넘어선 팝스타’ BTS…“기성 위계 격파”

‘빌보드 200’은 세계 최고의 앨범들이 치열하게 자웅을 겨루는 장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빌보드 200 첫 1위를 차지한 이후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이어 이번 앨범까지 사실 상 신보를 ‘떼어놓은 당상’ 격으로 이 차트 정상에 올리는 패턴을 만들었다. 그만큼 거대한 팬덤을 이미 견고하게 구축했다는 의미다.

미국 포브스는 ‘맵 오브 더 솔 : 7’의 빌보드 200 1위에 대해 “팝 음악의 기성 위계 구도를 격파하는 것”이자 “세력교체(changing of the guard)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브스는 저스틴 비버, 에미넘, 조나스 브라더스, 빌리 아일리시, 아리아나 그란 데 등 최고 스타들도 방탄소년단이 발매 첫 주 올린 42만2천 장 상당 판매고에 미치지 못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BTS는 ‘인기 K팝 그룹’이 아니다. 그냥 한마디로 엄청난 스타이자, 수십 년간 유례가 없던 세계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포브스 별도 기사에 따르면 ‘맵 오브 더 솔 : 7’ 첫 주 판매고는 이번 빌보드 200 2∼6위팀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K팝의 도전’으로 출발한 한국 대중음악의 빌보드 노크가 미국 주류 시장에서 K팝의 범주 자체를 넘어선 스타를 배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도 할 수 있다.

◇ 보아로 시작된 빌보드 메인차트 노크… ‘핫100’ 최고기록은 싸이

한국 가수 가운데 빌보드 메인 차트 문턱을 처음으로 넘은 건 ‘아시아의 별’ 보아다.

보아는 2009년 3월 발표한 미국 정규 1집 ‘보아(BoA)’로 빌보드 200에 127위로 입성했다.

2012년에는 소녀시대 유닛(소그룹)인 태티서가 미니앨범 ‘트윙클’(Twinkle)로 126위에 올랐다. 빅뱅 미니앨범 ‘얼라이브’와 지드래곤 솔로 미니앨범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도 각각 150위와 161위를 차지했다.

이후 2014년 투애니원 ‘크러시’(61위), 소녀시대 ‘미스터미스터’(110위), 태양 ‘라이즈’(112위), 2015년 엑소 ‘엑소더스’(95위) 등 K팝 가수들은 빌보드 200에 지속해서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넓혀갔다.

방탄소년단은 2015∼2016년 빌보드 200에 한국 가수 최초로 3연속 진입한 끝에 2016년 정규 2집 ‘윙스’(WINGS)로 26위까지 날아오르며 당시 최고 기록을 썼다. 이어 2017년에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로 7위에 오르며 처음 10위권 벽을 뚫었다. 이 앨범은 총 44주간 차트에 머무르며 처음으로 ‘지속성’을 입증해 내는 차별점도 보였다.

최근에는 한국 그룹들의 선전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진다. 지난해 그룹 슈퍼엠(SuperM)은 K팝 역사상 최초로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서며 K팝 외연을 확장했고 NCT 127도 11위까지 올랐다.

블랙핑크도 지난해 ‘킬 디스 러브’로 빌보드 200 24위에 랭크되며 걸 그룹 최고기록을 썼다. 몬스타엑스가 최근 미국 정규 1집으로 5위에 데뷔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빌보드에 따르면 역대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비(非)영어 앨범 10장 중 절반인 5장(방탄소년단 4장, 슈퍼엠 1장)을 한국 가수가 배출했다.

빌보드 200과 양대 차트를 이루는 것은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이다. 라디오방송 횟수, 스트리밍 실적, 음원 판매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기는데 노래의 대중적 인기도가 중요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원더걸스가 2009년 10월 ‘노바디’(Nobody)로 76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핫 100’ 벽을 뚫었다.

한국 가수의 핫 100 최고기록은 싸이가 보유한다. 그는 2012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한 ‘강남스타일’로 핫 100 7주 연속 2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듬해 ‘젠틀맨’도 5위에 올렸다.

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발매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8위가 최고 기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