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박계 인사 윤상현·민경욱 등 공천에서 탈락
이석연 “국민공분 산 의원은 어떻게든 정리 한다는 입장”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미래통합당 윤상현 의원과 민경욱 의원 등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친박과 진박의원 솎아내기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지역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TK지역 한 중진 의원은 서울 중랑을 등 강북 험지 출마 의사를 공관위에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마 대신 험지 출마라는 정치적 선택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공관위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총선의 진박공천 논란 등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나 이를 피하기 위해 지역구를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돼 컷오프(공천배제)에 해당된 의원은 그것으로 끝내야지, 서울 등 험지로 옮기면 국민은 쇼한다고 보지 않겠는가”라며 “공천에 탈락한 의원을 서울로 다 옮기면 ‘서울이 공천 탈락자의 집합소냐’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 국민적 공분을 산 의원에 대해선 공천과정에서 어떻게든 정리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선 의원이라고해서 다 공천 배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탄핵에 책임이 있는 김무성, 유승민(대구 동을), 김성태 의원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고, 홍준표 전 대표는 고향 대신 험지인 양산으로 지역구를 옮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탄핵세력이 정리된 상황에서 TK공천은 친박 농단에 책임이 있는 친박세력들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TK지역 한 의원은 “친박 농단 책임, 탄핵 책임있는 사람 등 핀셋으로 뽑아내면 되지 않느냐”며 “최경환 공천 및 진박 공천 등을 받은 의원들만이라도 ‘선당후사’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TK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진박 출신 4명,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친박 의원 4명을 꼽았다. 진박 출신 가운데 정종섭 의원만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들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도 ‘TK지역은 개혁공천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공관위가 친박찬스로 낙하산을 타고 TK에서 공천을 받은 이들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0대 공천에서도 소위 ‘이한구 키즈’들이 지역 사회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공천되어 당선됐다”면서 “이런 불공정한 공천에 의해서 당선된 분들이 지금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분들은 물러나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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