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완판 포항사랑상품권 이어
시, 조폐공사와 모바일화 협약 후
시스템문제로 7개월간 중단 사태
타 지자체 신기술 사업과 대조적
새 모바일시스템 도입 대책 시급

4천억원 어치가 완판된 포항사랑상품권이 정작 모바일 상품권 개발은 MOU 이후 7개월 동안 중단된 채 ‘오리무중’ 상태다. 타 시·도에서는 전자상품권과 모바일 및 카드형 상품권 서비스가 제공되며 호응을 얻고 있어 포항시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사랑상품권은 지난 2017년 판매가 시작돼 그해 1천300억원 어치, 2018년 1천억원 어치, 2019년 1천700억원 어치를 각각 발행해 완판했다.

지난 2019년 5월 국립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경제효과 분석결과에서도 포항사랑상품권의 직·간접적 경제유발효과는 1조5천억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성공 흐름을 이끌어냈다. 가맹점만 해도 지난해 기준, 도소매업·음식점업·서비스업·제조업 등 포항지역 1만1천836곳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포항시가 포항사랑상품권의 활용성을 높일 목적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모바일 상품권 사업은 중단되며 진척이 없다. 시는 지난해 5월 한국조폐공사와 MOU 체결을 하며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종이와 모바일 상품권 사이의 구매한도 연계가 미흡한 점, 결제를 누르면 한 번에 진행되지 않아 이중결제가 되는 점, 환불 시 결제 취소 등 절차가 지연되거나 되지 않는 점 등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시는 지난해 7월 말 기술협상회의를 마지막으로 더는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가 문제점을 모니터링하며 안정화되는지 여부와 서버 추가 구축 점검 등을 하고 있지만 ‘공회전’에 그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전북 고창군이 휴대가 간편한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전북 군산시는 모바일 군산사랑상품권 발행을 넘어 ‘배달의 명수’ 앱과 연동한 군산사랑배달앱도 출시했다. 인천 부평구도 (주)코나아이와 협약을 맺은 지 보름만인 오는 3월 2일 ‘부평 e 음 전자상품권’을 발행한다.

종이상품권으로는 선두주자였던 포항시가 이렇듯 모바일 상품권에서는 타 지자체에 뒤지자,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시민들의 편의를 하루빨리 해결해야된다는 지적이 자연스레 나온다.

시민 강모(35)씨는 “포항사랑상품권이 발행될 때면 판매처에 시민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하지만 종이상품권에만 그쳐 실제 사용이 어려워 모바일화가 돼서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상품권의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한국조폐공사 외에 다른 후보 사업자를 찾지 못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한국조폐공사 말고 다른 기관과 하는 것이 좋다면 바로 바꾸겠다”며 “모바일 상품권을 시행하는 타 지자체 담당자에게서 ‘바로 따라하는 것보다 일정기간 두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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