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병 율

꽃 피는 봄에

배추꽃 노란 꽃잎 뒤로

새 한 마리 아스라이 파묻히는

하늘을 보다가

기다리는 사람 없이

홀로 저무는

외딴 집

꽃 피는 봄날 시인은 지리산의 어느 외딴집에서 부재의 쓸쓸함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는 사람이 없으므로 기다림도 없고 그리움도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죽음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인의 정신세계에도 이런 부재의 외딴집이 허다하리라는 가정을 하고 있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