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20대 확진남성, 선별진료소서 두 차례나 귀가조치 당해 불편
포항선 증상 있어도 예약 않으면 검사 못받는 등 선별진료소 대란
의심증상 시민들, 발길 돌리기 ‘일쑤’… ‘허술한 관리’ 도마에 올라

구미지역 20대 남성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간 선별진료소를 3차례 방문한 끝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포항지역은 증상이 나타나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검사를 받지 못하는 등 일선 선별진료소의 운영과 의심환자 대응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구미시에 따르면 A씨(22)는 지난 22일 발열 증세로 의원을 찾았다가 의료진 권유로 구미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는데, 2차례(36.5℃, 36.7℃) 모두 정상이라며 귀가조치됐다. 이후 A씨는 다른 의원을 다시 찾아가 발열 증세를 확인한 뒤 구미차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아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오전 7시 다시 구미차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간 A씨는 2시간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검사를 받았고, 24일 새벽 양성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구미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기(체온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건회 구미보건소장은 “간혹 의심증상자 중 체온이 올랐다가 내려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며 “체온계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검사기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미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 선별진료소를 찾는 의심증상자가 급증하면서 검체 채취도 급증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구미보다 앞서 확진자가 발생한 포항은 선별진료소 대란이 일고 있다. 일부 병원은 예약하지 않으면 아예 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포항지역은 포항의료원, 세명기독병원, 성모병원, 포항남·북구 보건소 등 총 5곳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4일 확인결과 성모병원과 포항의료원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성모병원은 선별진료소 앞에 ‘임시폐쇄’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고, 포항의료원도 “우리 병원은 오늘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막아섰다. 지역 병원 중 세명기독병원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곳을 찾은 시민들도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검사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예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마스크는 물론 수경까지 끼고 세명기독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던 시민 김모(43)씨는 “몸이 으슬으슬 춥고 감기 증세가 심해져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며 “그런데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사를 해주지 않고 있어서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확진자의 가족이나 밀접접촉자가 아니면, 이번 주 목요일(27일)까지 검사가 힘들다. 그때 다시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해 달라”며 “이러한 절차는 2~3일 전에 포항시 등 관계기관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락현·황영우기자

    김락현·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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