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25일 창당대회 후 박근혜 옥중메시지 공개”
“친박신당 후보 출마하면 통합당 가장 큰 피해 볼 것”

우리공화당에서 제명된 뒤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 /연합뉴스 DB

친박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4·15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정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넓게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여야 진영 모두 셈법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공화당에서 제명된 뒤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은 지난 22일 “친박신당을 창당한다”며 “전·현직 의원들과도 연락중으로 신당에 많은 분이 오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당 당명을 ‘친박신당’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만약 친박신당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우리와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며 “친박신당은 보수 우파의 혁명군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촛불 쿠데타로 탄핵 당한 대한민국을 바로잡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5일 창당대회를 연 후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옥중메시지를 받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 수감 후 지난 3년여 동안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 변호사는 미래통합당 출범 당일인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당시 안팎에선 유 변호사의 탈당에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이란 분석과 함께 그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은 친박신당이 몰고 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낸다면, 그 내용에 따라 판이 적잖게 출렁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총선 때 친박들이 공천 탈락하자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면서 ‘살아서 돌아오라’는 메시지로 친박연대를 지원, 13.2% 지지로 지역 6석과 비례 8석 등 14석을 휩쓸었다.

당시 김무성 의원 등이 주도한 친박 무소속연대도 12석을 차지했다. 특히 TK지역에서 바람이 크게 불어 친박연대가 대구 3석과 경북 1석, 친박 무소속연대가 경북 4석, 대구 1석을 차지한 바 있다. TK지역에서만 9명의 지역구 당선자가 나와 ‘박근혜 파워’를 보여줬다.

이와 관련, 통합당 경북도당 한 관계자는 “2008년과 지금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비중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도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게 정치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뿌리를 같이하는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의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 지사의 자유통일당에다 친박신당이 합쳐지고, 거기서 박 전 대통령의 특별한 메시지가 실리면 TK선거도 예측불허라고 전망했다.

친박신당이 출범하면 통합당에서 낙천한 후보들과의 합종연횡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은재 의원은 “이번 공천은 밀실 공천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 재심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보다는 다른 야당에 속해 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TK의원들과도 거취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열어놨다.

TK지역에서 통합당 공천을 신청한 한 예비후보도 “이미 친박신당 측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며 “공천과정이 납득되지 않으면 당을 바꿔 출마할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친박신당 후보가 TK지역구에 출마하면 가장 큰 피해는 통합당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이 큰 폭 앞서가지만 친박신당이 일정 부분 잠식하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예상외의 선전을 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통합당 경북도당 핵심관계자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도 TK지역 공천에 앞서 친박신당 부분을 경우의 수로 놓고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 TK의원들에게 공정성을 담보하기 힘든 여론조사를 빌미로 ‘결과가 최악’이라고 통보하며 무더기로 잘라내면 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라며 낙천자들이 연대하면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당이 TK정치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서울 등 수도권의 선거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면서 TK지역 판을 싹 갈아엎어 민둥산처럼 만든다면 도전이 예고된 친박신당, 무소속 등으로 후보가 난립, 통합당의 TK지역 선거가 엉망진창이 되는 수가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곽성문 전 의원은 지난 주말 한 유튜브채널과의 대담에서 “친박신당은 박 전 대통의 탄핵이 옳았느냐 아니냐를 중심에 둘 것”이라면서 자신도 상황에 따라 대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완구 전 총리 등 많은 우파 정치인들이 친박신당과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현재 마음을 모으고 있다”면서 “조만간 그 실체가 수면위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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