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구미 삼성전자 폐쇄
車 부품·전자·철강 ‘셧다운’ 공포
지역 대기업·中企 예방조치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직·간접적인 이유로 문을 닫는 사업장이 속속 나오고 있어 사태 장기화시 지역 산업 전반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A씨가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자, 구미사업장은 24일 오전까지, A씨가 근무한 층은 25일 오전까지 폐쇄했다.

또 2사업장 소속 근무자 622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와 함께 대구거주자 900여명을 오는 3월1일까지 재택근무 하도록 했다.

코로나 19로 삼성전자 근무자 1천500여명이 사실상 자가격리가 된 셈이다.

삼성전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미지역 전자업계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구미산단의 주요 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인건비 등을 찾아 해외로 이전한 탓에 과거보다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실리콘 등 대기업을 포함 입주 기업이 2천200여곳에 달한다. 고용된 근로자만 9만5천여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각 사업부에 대응 메뉴얼을 내려보냈다. 전사적인 출장 자제와 회의 최소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업장 방역 등이 골자다.

LG도 지난 21일 구미지역 계열사 근무자 중 대구거주자 1천여명에 대해 2주간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삼성과 LG는 이밖에도 대구·경북지역 출장을 삼가하도록 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회의도 화상회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구미지역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장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사업장을 폐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대기업이야 기본적인 자본금이라도 있으니 선제적 조치라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사전 예방교육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경주 자동차부품업체 근무자가 코로나19 관련 3번째 사망자로 확인된 이후 자동차업계의 셧다운 공포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인 대구·경북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협력사에서 나오며 셧다운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자동차산업 연쇄 셧다운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국내 자동차부품 생산의 20%가량이 몰려 있다. 자동차 부품사의 근무인력만 5만명을 넘고 경산, 영천, 경주 등에는 현대자동차 1차 부품협력사만 60곳이 넘는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 11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대구·경북지역 생산유발액이 2천340억8천6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는 31번 확진자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지난 18일 이전에 분석된 자료로 산업계는 실제 피해액은 더욱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생산차질이나 피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확진자가 나오며 사업장 폐쇄가 발생할까봐 주의하고 있다.

포스코는 상황을 ‘심각’단계로 인식하고 지난 21일부터는 출장을 최소화하고 부득이한 경우 확진 환자 발생지나 인구밀집지역을 지나지 않도록 하는 등 예방조치를 강화했다.

포스코 중국 공장은 우한 가공센터 외에는 정상 가동 중이고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주재원들은 상하이로 복귀했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원자재 비중이 작고 그나마도 유럽 인도 등에서 대신 들여올 수 있어 원자재 수급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수출물량은 미미해 영업에 큰 차질이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