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시인
김현욱 시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행복’을 ‘생활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불면증으로 고통 받던 사람이 어느 날 꿀잠을 자게 되면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해진다. 직장에서 동료와 불화하던 사람이 진통 끝에 관계를 회복하게 되면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젊은 나이에 난데없는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인의 장례식장을 다녀온 밤이면 우리 가족이 건강한 것만으로 큰 만족과 감사를 느낀다. 송사에 휘말리기 전에는 ‘송사에 휘말려서 좋을 것 하나 없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체감하기 어렵다. 영혼이 너덜너덜해지는 송사가 끝나면 ‘범사에 감사해라’를 뼈아프게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은 일견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큰 성취보다는 작고 소소하고 자잘한 것이 우리가 실제로 누리는 행복이다. 합격, 취직, 승진, 당선, 인기, 명예, 당첨, 성취 등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망하는 행복이다. 하지만, 불가에서는 그런 것들이 가짜 행복이라고 일갈한다.

모든 종교는 진짜 행복, 영원한 행복의 길을 제시한다. 반면 붓다는 ‘나의 모든 가르침은 괴로움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했다.

붓다는 괴로움을 다음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것(생로병사), 싫어하는 것(사람)과 만나는 일, 좋아하는 것(사람)과 헤어지는 일,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일은 일반적인 괴로움이다. 둘째, 영원하지 않는 것은 모두 괴로움이다. 셋째, 조건 지워진 것은 모두 괴로움이다.” 이어서 붓다는 괴로움의 원인으로 ‘오온(五蘊)에 대한 집착’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진리로 ‘욕망의 완전한 소멸(해탈)’,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여덟 가지 길의 진리로 ‘팔정도(八正道)’를 설했다.

정리하자면, 붓다는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소멸과 8가지 소멸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이 얼마나 명쾌하고 과학적인가! 정리하자면,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가 불교(佛敎)의 알맹이다.

‘장부경’에서 붓다는 수행 방법에 의심이 많은 수밧다에게 위빠사나 수행의 중요성을 설했다. “내 나이 29세에 출가하여 5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나의 가르침인 사념처 위빠사나를 수행하지 않고서 구경각 아라한과에 도달한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네. 위빠사나의 실천법인 팔정도(八正道)가 있는 한 아라한들은 계속 출현하고 승가는 끊임없이 발전하리라.”

거창 붓다선원 진경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아침저녁으로 아나빠나사띠(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를 수행 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직장에서도 틈날 때마다 10분씩, 20분씩 아나빠나사띠를 수행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잘 때까지 호흡이 들어가고 나감(숨보기)을 알아차리려고 애썼다. 아나빠나사띠 선정수행은 위빠사나 지혜 수행을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하셨다. 생활 속에서 생명을 해치지 않고 삿된 마음을 먹지 않겠다는 ‘계(戒)’를 세워 실천 중이다. 지금까지 가짜 행복을 좇아 허망하게 살아왔다. 괴로움을 행복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계(戒), 정(定), 혜(慧), 여기 진짜 행복으로 가는 8가지 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