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19 대응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대구 코로나 19’로 표기한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은 크게 분개한다.

대구시민은 지금 영화에서 한 장면을 보는듯한 현실에 충격과 함께 사실상 패닉 상태에 있다. 이 마당에 마치 대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것처럼 표현되고 사용되는 현실에 분개하지 않을 시민은 없을 것이다. 자존심도 상했지만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

정부가 22일 이를 공식 사과를 했지만 대구를 편견으로 바라보는 당국의 태도가 없지 않았다는 비판은 면키 어렵다. 특히 일부 매체나 온라인상에서도 이와 관련해 ‘대구 폐렴’ 혹은 ‘TK 폐렴’ 등의 표현이 나돌아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엉망으로 구기고 있다.

대구시도 일부 언론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지역명을 쓰는 것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19’로 공식화한 명칭을 두고 지역명을 사용한 것은 대구시민을 힘들게 할뿐 아니라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해치는 행위”라며 법적대응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치권도 대구 폐렴이라는 말이 나도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특정지역에 편견을 갖다 붙여 차별하고 냉대하는 것이 지역주의”라며 대구를 향해 손가락질하는듯한 표현은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한 폐렴을 코로나 19로 고쳐 불렀던 정부가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걱정스럽고 불안해하는 것은 지역민이다.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상의 모든 활동이 멈춰버렸다. 도심은 텅텅 비었고 식당과 상점은 사람이 없어 온종일 허탕이다. 서문시장, 대구농산물도매시장 등이 문을 닫는 유래가 없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총체적으로 잘못 관리한 정부를 원망해도 모자랄 판에 대구가 손가락질을 받는다 생각하니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 대구경북은 정부 대응요구에 따라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구 코로나’ 같은 무책임한 말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