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현 종

나무에서 물방울이

내 얼굴에 떨어졌다

나무가 말을 거는 것이다

나는 미소로 대답하며 지나간다

말을 거는 것들을 수없이

지나쳤지만

물방울 - 말은 처음이다

내 미소 - 물방울도 처음이다

나무는 물방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인에게 말을 걸어오고 소통함을 본다. 물방울은 그 본성이 생명의 순환 매체이므로 단순하지만 소박하고 순수한 것이므로 시인의 마음과 통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시인의 섬세한 시심이 이채롭기 짝이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