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압박하기 위한 공관위의 전략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9일부터 대구를 시작으로 면접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대구·경북(TK) 지역 면접 일정을 이날 오전 하루 연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당 공관위는 당초 이날 PK지역과 함께 대구 11개 지역구 후보자 38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통합당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면접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공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했던 면접에 대해) 복기하고 재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등에 대한 공천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TK지역 면접만 하루씩 밀리게 됐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통합당이 TK의원 일부 교체라는 거사를 앞두고 TK의원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공관위의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개혁공천의 시작이자 끝이 TK지역이라는 인식, 사실상 TK지역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TK의원들의 자진 불출마를 권유하면서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으로 지목돼 떠밀리듯 정치생명을 마무리하는 것보다 명예롭게 퇴진하라는 얘기가 취지에서 면접 심사를 하루 늦췄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19일 하루 동안 TK지역 정가는 술렁거렸다. 이날 오전 A의원이 불출마할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B의원도 ‘짐을 싸고 있다’며 불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번졌다. 이와 함께 TK지역 의원 10명이 공관위로부터 연락을 받고 불출마를 권유받았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전날 장석춘(구미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할 당시 공관위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TK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소식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TK지역 의원실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들이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하기 보다는 면접을 본 뒤 결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무소속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공천에서 컷오프 됐을 경우 공천에 대한 불합리성을 거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TK지역 70%이상 물갈이에 대해  “그 이야기는 나도 언론을 통해 들었다. 공관위가 정한 방침은 아니다”고 말했다.  TK의원들에게 불출마 촉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선거가 임박해지면 별의별 이야기와 추측들이 다 있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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