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무 굉

돌아갈 시간 앞에 죄어드는 이 마음을

차마 떨칠 수 없어 다시 묻는 너의 안부

못다 한 사연을 담아 등대불로 띄우는가

불 꺼진 해안선에 인적 소리 멎었건만

흐린 눈 초점을 모아 어둠 속을 헤맵니다

어느 먼 세월 저편에 다시 올 날 기약하며

만남의 그림자로 태어나는 이별 앞에

눈물은 또 하나 가슴 안의 피로 돌아

흐느낌 젖은 뱃고동 분단의 한 토합니다

북녘 땅 고성에서 월남하여 남쪽에서 살아온 실향민의 가슴 아픈 망향가를 듣는다. 이제 나이 들어 살아생전 고향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화자는 멀리 고성항에서 들려오는 젖은 뱃고동 소리가 분단의 한을 토해내고 있다고 느끼고 분단 극복, 통일을 간절히 열망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