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신의학자인 하드 필드가 밝힌 실험 결과는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그의 실험은 사람의 정신력이 육체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3명의 남자에게 보통의 상태에서 힘껏 악력계를 쥐게 했을 때 그들의 평균 악력(손아귀로 쥐는 힘)은 101파운드였는데 그들에게 ‘당신은 참으로 약하다’고 말해 준 뒤 다시 재어보았더니 겨우 29파운드에 불과했습니다. 보통 힘의 1/3 이하로 떨어진 셈입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당신은 강하다’는 말을 해 준 후 측정하니 무려 142파운드에 달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는 강하다는 적극적인 정신 상태로 충만해지자 그들의 악력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상태 때보다 무려 500%나 증가했다는 것을 이 실험은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약하다, 나는 못한다’는 마음으로 포기하려는 유혹만큼 우리를 쉽게 무너지게 하는 적은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난 강하다, 난 해낼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바꾸기만 한다면 적어도 그저 포기해버릴 때보다 다섯 배는 나아집니다.

무산소 등정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최초로 오르고, 히말라야 14좌를 역시 산소호흡기 도움 없이 모두 완등한 라인홀트메스너라는 예술가에 가까운 산악인이 있습니다. 그는 낭가파르밧 등정에 실패할 때 동생을 잃고 자신도 발가락 6개를 자르는 절망적인 상황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늘 새로운 불가능에 도전합니다. 그가 선천적으로 강심장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배낭을 꾸릴 때 라인홀트메스너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너무 무섭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짐을 풀었다 싸기를 여러 차례 반복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메스너가 남긴 유명한 말이 아직도 제 심장을 울립니다.

“머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리는 견뎌낼 수 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