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옥

고속도로 휴게소

건성으로 스치던

봉고차 잡화점에서

칼 하나 샀다

산에 갈 때 쓰인다고

용도를 말했지만

오래전부터 그냥

칼 하나 갖고 싶었다

숨어 있다가

한 꺼풀 젖히면

새파란 날로

나를 놀라게 할

칼 하나 품고 싶어

작지만

단단한 칼자루에

숨겨지는

칼 하나 샀다

왜 시인은 칼 하나를 갖고 싶어 했을까. 칼의 속성은 생사의 경계를 하고 있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이다. 시인은 생의 긴장감을 느끼려는 마음으로 칼을 가지고 싶어했을 것이다. 늘 깨어 있으려고, 긴장감을 느끼고 새로워지려는 마음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