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강현구·금수미 씨 부부
아들 군 복무 월급 200만원으로
가방·신방 등 구입 군에 기탁

아들이 군 복무 기간동안 받은 월급을 모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의 후손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쾌척한 강현구(오른쪽)·금수미씨 부부와 백선기(가운데) 칠곡군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아들이 군 복무 기간동안 받은 월급을 모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의 후손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쾌척한 한 부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현구(53), 금수미(49·여)씨 부부.

이들은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아들 강경우(22) 씨로부터 군 복무 중 받은 월급을 아껴 모은 200만원을 건네 받았다.

강 씨는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15사단에서 20개월간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21일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지난 2018년 5월 군 복무를 시작하면서부터 부모님의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차곡차곡 월급의 일부를 모은 것. 전역일 당일 그는 부모님을 가장 먼저 찾아가 5만원 지폐 20장이 든 봉투 2개를 드렸다.

아들의 효심에 감동한 부부는 여행이 아닌 더욱 의미있는 곳에 이 돈을 쓰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언론을 통해 백선기 칠곡군수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마을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전용사 마을 어린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들에게도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으며, 강 씨도 흔쾌히 동의했다. 가족이 머리를 맞댄 끝에 가방과 신발을 선물하기로 정했다.

부부는 지난 12일 칠곡군청을 방문해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 물품 구입을 위해 써달라며 가방 100개와 신발 100켤레를 기탁했다.

강현구 씨는 “선행을 하면 언젠가 복이 돌아온다는 신념으로 20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활동에 동참해 왔다”며“아들에게도 기부의 소중함과 기쁨을 가르쳐 주고 싶어 에티오피아 지원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백선기 군수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가족에게 강 씨 가족의 사연과 진심 어린 마음을 잘 전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보훈과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가족이 준비한 선물은 백선기 군수를 통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마을에 살고 있는 후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칠곡/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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