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신청 때 市 추천 받았다”
李 단장, 공모 사실 미리 알게 돼
타 후보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
서류평가만 받는 블라인드 채용
산업현장 전문성 가리기에 부족
지역사회서 ‘재공모 여론’ 팽배

속보=구미 스마트산업단지 사업단장에 선임된 금오공대 이승희(57) 교수에 대한 적절성 논란<본지 2월 11일자 4면, 13일자 5면 보도>이 사업단장 선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공정성 논란은 이 단장이 “사업 공모 신청 때 구미시의 추천을 받았다”는 발언이 발단이 됐다.

구미시는 지난해 8월 스마트산업단지 공모에 응모하기 위한 제안서에 이 단장의 이름을 기재했다. 제안서 양식에 사업단장 후보군을 기재하도록 돼있었기 때문이다. 시는 이 단장에게 이 사실을 미리 알렸다.

문제는 이 단장이 지난해 8월 구미시가 스마트산업단지 공모에 응모하는 사실을 알았고, 자신이 사업단장 후보군이 될 수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 단장이 일찍부터 사업단장 공모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을 의미한다. 결국 사업단장에 신청한 다른 이들은 처음부터 불리한 입장에서 공모에 응한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블라인드 채용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서류심사 시 지원자의 사진, 출신학교, 학점, 생년 기재를 하지 않고 오직 지원자가 지원서에 입력한 내용만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만큼 편견요인이나 외부압력 등이 작용할 수 없어 공정한 방식이긴 하지만, 스마트산단 사업단장의 경우 산업현장의 전문성이 제일 중요한 만큼 서류로만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면접심사가 있긴 하지만, 배점 기준을 살펴보면 전문가적 능력은 면접점수 100점 중 20점에 불과해 면접으로 산업현장 전문성을 가리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승희 단장의 경우 구미시로부터 수년간 연구용역을 받아 수행한 경험이 있어 구미산업 전반에 대한 축적된 자료로 인해 지원서 서류 작성 또한 남들보다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직무수행 계획서 적성에 있어서는 다른 지원자들보다 유리한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일부 인정했다. 실제로 지원서류 평가(총 100점)에서 직무수행 계획서는 60점에 해당해, 경력사항(10점), 자기소개서(30점)와 비교해 합격 여부에 가장 큰 점수를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단장을 다시 공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스마트산단 공모 신청 때부터 사업단장에 대한 정보를 알고 그에 대한 준비를 했다는 것 자체가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며 “사업주체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정한 방식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업단장을 다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구미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는 최근 ‘구미 스마트산업단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스마트산단 추진단장은 실행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필수 요건이 돼야 하며, 현장 실무경험이 없거나 이론이나 연구적 경험에 치우친 인사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현장 관리 경험 인물이 단장으로 선정돼야 구미공단 입주기업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한 현장 중심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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