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성을 마치 자신만의 것인 냥 착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유명한 서커스단장이었던 ‘피니어스 바넘’은 무작위로 관객을 불러내 성격을 맞추는 신통력을 발휘해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때론 이런 면도 있고 때론 이런 면도 있다”는 식으로 성격을 풀이하자 사람들은 자신 성격을 어떻게 잘 아느냐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을 딴 것이 바넘효과다.

바넘효과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혈액형 성격론’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으면서 우리 일상에서 사람들은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믿는 경우가 많다.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자기중심적이다” AB형은 “천재가 아니면 바보다”고 하는 것 등이다. 전 세계에서 혈액형 성격론을 믿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일본은 바넘효과를 이용하여 혈액형별 상품까지 개발한다.

의학계는 사람의 성격은 유전자나 뇌의 구조에 의해 만들어지며 혈액 자체는 성격을 좌우할 유전인자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혈액형 성격론은 사실상 의학적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혈액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다. 우리 몸의 세포가 필요로 하는 산소 및 영양물질을 공급하며, 세포에서 생성된 노폐물 등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수는 없다. 헌혈 외 마땅한 공급원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헌혈도중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헌혈자가 급감한 때문이다. 생사를 다투는 긴급환자의 헌혈 호소도 높아졌다. 헌혈 부족 사태에 국민적 호응이 지금 바로 절실하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