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목욕탕 손님구경 어렵고
키즈카페엔 아이 웃음소리 끊겨
영화관 객석도 빈자리 ‘수두룩’
음식 배달·온라인 장보기 등
비대면 소비는 크게 늘어 대조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 수요가 폭증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대해 12일 0시부터 긴급 수급조정조치를 발동했다. 12일 오후 포항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 등 다중 이용시설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고 있다.

아직 경북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시민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잠깐의 방심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도동 한 목욕탕. 이날 손님은 10명을 겨우 넘은 수준으로, 직원 강모(30·여)씨는 한숨을 내쉬며 카운터에 보관 중인 빈 라커룸의 열쇠를 한 뭉치나 보여줬다. 그는 “12월에서부터 3월까지가 목욕탕 성수기인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단골도 많이 떨어져 나가면서 수도세, 전기세 공과금을 내기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평소 아이를 둔 부모에게 인기가 많았던 키즈카페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오후에 방문한 한 키즈카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뚝’ 끊겨 조용한 모습이었다. 

우현동에서 5년 동안 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박모(49)씨는 “주말이면 50명이 넘는 사람이 매장을 찾았는데, 요즘은 3분의 1도 안 될 만큼 손님이 줄었다”며 “메르스가 유행할 때는 한 달 정도 손해를 봤지만, 이번에는 도대체 언제까지 피해를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7시께 방문한 포항시 북구 한 영화관은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은 수준이었다. 포항시민 김모(27)씨는 “좌석을 예약하려고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빈자리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연일 매체에서 신종코로나 관련으로 떠들썩해서 외출을 하기 무섭다”고 전했다.

반면, 외출 자제와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경향과 맞물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소비(언택트·untact)’는 증가하는 추세다.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등의 방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기준 백화점의 2월 첫 주말(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감소했으나,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 온라인 롯데마트 몰 배송 건수는 전년도 설 연휴 이후 같은 기간보다 51.4% 증가했다. 또한, 1월 31일∼2월 2일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 주문량은 약 493만 건으로, 한 달 전 같은 기간 주문량보다 11.3% 늘어났다.

포항시 남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오프라인의 구매율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수치를 통해 살펴보면 수입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반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고객은 예전과 비교하면 하루의 배달 한도를 꽉 채울 만큼 많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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