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준위 비공개 회의서
한국당 지도부 사퇴 놓고 이견
당명 ‘새로운한국당’도 거론
당 상징색은 ‘밀레니얼 핑크’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비공개회의를 마친 박형준 공동위원장이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 통합신당이 출범을 앞두고 지도체제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기득권을 더 내려놓고 2선으로 후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만나 신당의 지도부 구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한국당의 현 지도부 사퇴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준위 박형준 공동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의 의미를 살리자는 의견과 새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견 등 여러 의논이 있었다”며 “공동위원장들이 소위원회를 구성해 이견을 조율한 뒤 각 당에 추인을 받고 목요일(13일) 통준위 회의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통준위의 ‘모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신당 출범 후 공동선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하다가 총선 후 정식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총선을 앞둔 스케줄상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 어렵고, 지분싸움 등으로 총선 전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당은 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통준위 몫 최고위원을 2∼3명 추가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의석수가 108석인 만큼 8석의 새로운보수당, 1석의 미래를향한전진4.0, 시민사회단체를 하나로 묶더라도 같은 비율로 지도부를 꾸리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새보수당은 한국당의 구상이 ‘도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형식이 어떻게 됐든 새 당에는 새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신당의 4·15 총선 공천과 관련해 통준위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한국당 공관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한국당 공관위에 통준위 측 공관위원을 추가하는 식으로 신당 공관위를 구성하자는 한국당의 제안을 새보수당이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최고위를 소폭으로‘확대개편’해 다른 통합 주체나 통준위 측 인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다양한 주장이 속출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신당 지도부가 기존 한국당 지도부에 들어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신당 대표는 현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맡는 것이 유력한 상황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한국당 공관위의 추가 신청 공모 마감을 17일에서 18일로 연장하면서 각 당이 추가 공천자를 똑같은 양식으로 받아 (신청을) 통합시키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사회단체에서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흡수통합을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통준위 몫 공관위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다.

통준위는 ‘대통합신당’으로 잠정 결정된 신당 당명에 수식어를 추가하는 방안을 한 차례 더 논의하기로 했다. 당 상징색은 ‘밀레니얼 핑크’를 기본으로 삼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새보수당 측 제안으로 새로운보수당의 ‘새로운’과 자유한국당의 ‘한국당’을 합친 ‘새로운한국당’도 당명 후보로 거론됐다고 한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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