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흥행 수입 2천억 육박
북미 수입은 600억원 전망
각본집 세트·기념품 등 불티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면서 붐이 일고 있다.

‘기생충’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이미 2천억원에 육박했고, 북미에서도 오스카 효과로 박스오피스 매출이 증가해 총 600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재까지 북미에서 3천553만 달러(421억원), 전 세계에서 1억6천542만 달러(1천959억원)의 티켓 수입을 거뒀다.

북미에서 거둔 수입은 지금까지 북미에서 선보인 모든 비영어 영화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5위는 2006년 개봉한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천760만달러)로,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20% 안팎으로 뛴다. 지난해 ‘그린북’은 작품상 수상 이후 매출이 18%(1천500만달러)가량 늘었다. 2012년 ‘아티스트’는 29%, 2017년 ‘문라이트’는 20.2% 각각 뛰었다. 일부 박스오피스 전문가는 ‘기생충’이 이미 DVD로 출시됐음에도 최종 4천500만∼5천만 달러(592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언론이 ‘기생충’ 오스카 석권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이번 주말 많은 관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네온’도 오스카 효과를 노리고 현재 1천60개인 상영관 수를 이번 주말 2천 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기생충’ 붐은 영국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 7일 영국에서 개봉해 시사회 등을 포함, 첫 주말에 약 140만 파운드(21억4천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영국에서 개봉한 비 영어 영화 오프닝 성적으로는 최고라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영국 배급사 커존은 상영관을 136개에서 40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생충’은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팔려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한국과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총 67개국에서 개봉됐다.

한국에선 이달 말 ‘기생충’ 흑백판이 극장에 내걸린다.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대조)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색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이 직접 쓴 각본과 직접 구성한 스토리보드, 봉 감독의 창작 과정과 영화 세계를 묻는 인터뷰가 담겨 있는 ‘기생충 각본집 & 스토리북 세트’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전날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각본집 세트는 하루 만에 1천110권이 팔려나갔고,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진입했다.

출판 유통업계는 이 세트를 포함한 아카데미상 관련 도서 구매 고객에게 ‘기생충 사인 포스터’, ‘기생충 소주잔’과 같은 기념품 증정 이벤트를 여는 등 ‘기생충 열풍’에 편승할 태세를 갖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