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 한국당과 신설 합당 추진 밝혀
총선 불출마 전격 선언해 개혁성 강조… 황교안 “귀한 결단”

새로운보수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과의 ‘신설 합당’과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지지부진했던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7일 종로로 출마해 자기희생을 보여준 데 이어 새보수당 유 의원이 공천 지분 등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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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을 거덜 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며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제안(신설 합당)에 대한 한국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한국당으로의 ‘흡수 통합’이 아니라 두 당이 수임기구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밟아 신당으로 합치는 게 ‘신설 합당’이다.

유 의원은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자신이 지난해 제시했던 ‘보수 재건 3원칙’, 즉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 보수로 나아갈 것, 새 집을 지을 것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탄핵을 인정하고, 탄핵의 강을 건널 때 비로소 보수는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만 보수는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당당하게 탄핵할 국민적 명분과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며 “3원칙 중 으뜸은 바로 개혁 보수의 정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9년은 개혁 보수와 거리가 멀었다”며 “야당이 된 지난 3년간 보수정치의 모습도 개혁 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 재건 3원칙을 말했을 때 약속했던 대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 3원칙만 지켜라, 제가 원하는 건 이것뿐”이라면서 “‘도로 친박(친박근혜)당, 도로 친이(친이명박)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천, 감동과 신선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합당이냐, 독자노선이냐를 두고 고민이 가장 깊었던 점은 바로 개혁 보수의 꿈이었다. 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솔직히 이 고민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며 개혁 보수에 대한 신념을 강조하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또 “네 번이나 대표로 뽑아준 대구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림(士林)의 피를 이어받아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충성하는 기개를 지닌 대구의 아들로 기억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나의 부족함을 되돌아보고 ‘왜 정치를 하는가’ 오래된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며 “이런 것 하나하나를 모아 모멘텀 삼아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우파가 되도록 단합·통합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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