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대표가 신당 비전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안 전 대표는 ‘탈이념’·‘탈진영’·‘탈지역’을 포함한 ‘실용적 중도’를 신당의 비전으로, 3대 지향점으로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중도’의 가치는 구구절절 소중하다. 그러나 지금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가 나라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시절이다. 철 이른 ‘대선 베이스캠프’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망국적 이념과 진영 정치가 지속되면서 사회적 가치도 무너지고 헌정질서 자체도 거부당하고 있는 가짜 민주주의 정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아가 “(소인배들이) 자기편 먹여 살리느라 왜곡하는 정치세력이 많다”며 정권을 에둘러 공격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작은정당’과 관련, “신당은 현장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조직은 작지만 유능한 ‘네트워크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의 실현을 위해 “21대 국회에서 정당법과 국회법 개정에 앞장서고, 정당 국고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유정당’에 대해선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당원이 스마트폰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의견을 모으는 투표시스템 등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혁신정당’의 방안으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국고보조금 사용 내역 공개, 인재 육성 계획 등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가 선택한 ‘중도 깃발’ 4번째 창당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아직은 그의 중도정치가 성공할 환경이 살아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고, 시대가 바뀌어서 더 이상 그의 정치실험은 가망이 없다고 예측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대결국면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나 차리겠다고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안철수의 신당이 ‘문재인 정권 중간평가’라는 4월 총선의 의미를 희석하거나, 결정적인 야권 분열의 단서가 되어 선거 결과를 왜곡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정치인 안철수의 혜안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