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중도·보수 정당 및 시민단체들의 통합 논의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어렵사리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를 여는 등 동력을 보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혁통위는 통합 신당의 가치로 ‘자유·공정·민주·공화’를 제시하고 ‘안보 우선 복합외교’를 비롯한 5대 정책 기조와 ‘문재인 정권 바로잡기 10대 과제’를 내놓았다. 혁통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통합을 위한 ‘유연성’의 조화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고대회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자리했다. 지금까지 혁통위에 지지와 참여 의사를 밝힌 정당 조직은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국민의소리당 창당준비위원회 등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영환·문병호·정태근 전 의원, 김형기 경북대 교수 등 중도 개혁성향 인사, 253개 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연합, 95개 단체의 범보수연합, 원자력(6개 단체), 청년(11개 단체),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108개) 등이 지지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10대 과제로 ‘소득주도성장론 폐기 및 창의적 민간주도성장’, ‘미래세대 친화적 재정정책,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 ‘문재인 정권 권력 남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특검 추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권력기관 사유화 방지’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혁통위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국당-새보수당의 협의가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빗대어 제1차 보고대회를 두고 ‘개문발차’라고 하는 폄하 목소리까지 듣는 형편이다. ‘유연성’은 외연 확대를 위해서 꼭 필요한 덕목임에 틀림이 없다. ‘원칙’은 향후 민심 확보에 매우 중요한 단서로서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잡탕밥’처럼 인식돼선 안 된다. 난해하지만 그 접합점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다. 날은 저물고 길은 아직 희미하니 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