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왕 모

햇빛 아래 불 켜고

TV 보는 자,

별빛 아래 불 켜고

하늘 보는 자,

마주앉아 얘기를 나눈다

빛에 민감한 그들,

더듬이가 마주칠 때마다

화들짝 화들짝 놀라

앞뒤로 뒤뚱거린다

시간이 깊어갈 새

후꺼덕 낮달이 뜨고

켰던 불은 꺼지고

졸린 눈 비비다 쓰러져

낮잠을 잔다

벌건 대낮에 꿈을 꾼다

오늘도 별똥별 하나 떨어지고

누군가 소원을 빈다

‘스타워즈’는 공상과학 영화의 제목이다. 시인은 묘한 유머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별은 아름답고, 꿈을 가지게 하는 대상인데 그것을 익살스러움의 대상으로 만들고 벌건 대낮의 꿈같은, 시간에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설정하여 재미없고 건조한 현실 속으로 재미난 풍경 하나를 던져 넣어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