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기 시작한 셈이다. 중국 단체 관광객의 급감과 주식시장의 요동 등을 비롯해 내수시장의 한풍이 예측되는 시점에 걱정이 태산이다. 총력을 다해 감염확산을 막는 것은 물론 정확한 정보제공으로 공포가 과잉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의 효율적인 대응과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2월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일정을 취소한 사례가 나왔고, 우리 기업의 중국 출장도 자제령이 내려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한때 80포인트가량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과 금값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일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시장이 점점 더 악화되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 2003년 사스로, 당해 2분기 우리 성장률이 1%포인트나 떨어진 악몽을 갖고 있다. 2009년 가을 신종플루 때는 당해 3분기 우리 여행업 매출이 25% 가까이, 2015년 메르스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한 달 새 58만 명 줄어들기도 했다. 벌써부터 각종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외출을 자제하는 기류가 확산되는 중이다. 비상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방역대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방위적 총력 대응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요하다.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집계상황판이나 내 거는 보여주기 행정은 자제돼야 한다. 민심 안정을 꾀한답시고 터무니없는 낙관론을 펼치는 정치적 수사도 옳지 않다. 무엇보다도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알려 국민이 과잉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SNS 등을 통해 공포감 조장을 위한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것도 효과적으로 차단돼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 못지 않게 ‘해도 되는 것’을 정확하게 홍보하는 일도 필요하다. ‘우한 폐렴’의 창궐을 막아내기 위한 물샐 틈 없는 방역을 바탕으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책들이 차질없이 강구돼야 한다.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