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현역 40명 안팎 물갈이”
한국당, TK 큰 폭의 교체 예고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족 대이동이 마무리된 27일 여야는 본격적인 총선 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여야가 진행 중인 당 쇄신과 새피 수혈을 위한 물갈이 작업이 총선 최대 뇌관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역 의원과 원외 예비후보들, 공천관리위원회 간의 대립을 비롯한 내부 갈등을 각 당이 어떻게 관리할지가 총선 승리를 위한 1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의 거취가 당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당 지도부가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이들이 암묵적 ‘교체’ 타깃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8일 대상자 22명에게 평가 결과를 공식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대상자가 받게 될 불이익은 ‘경선시 20% 감산’이지만 의정·지역활동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들을 향해 당 지도부가 어떤 의견을 전달할 지가 관심사다. 더욱이 하위20% 명단 공개 여부도 논란 거리다. 공관위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개를 주장하는 이들은 자유한국당 등 상대당이 본선에서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당규상 ‘발표 원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는 점도 거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현역 물갈이 폭이 40명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출마를 선언한 13명의 의원과 하위 20% 대상자 등을 합친 수치다. 이와 함께 총선에 대비해 영입한 인재 20명 중 대부분 지역구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들의 추가 불출마 등을 통한 ‘자리 비우기’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하위 20% 대상자들이 경선 불이익 등을 감수하고 출마를 강행 할 시 물갈이 폭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공천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총선기획단에서 정했던 것보다 공관위에서 더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를 위해 현역 의원들에 대한 자료를 받아야 한다. 오늘 의결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현역 의원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객관적, 합리적이고 공정하도록 하겠다. 공정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또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총선 후보를 공모하는 한편, 인적 쇄신을 위해 ‘컷오프’(공천배제) 기준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현역의원 50%물갈이를 목표로 제시했고, 총선기획단이 제안한 공천 부적격 판단 기준인 입시·채용 비리 등 소위 ‘조국형 범죄’, 병역·국적 비리 연루 여부 등도 공관위의 컷오프 기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의 물갈이 여부가 관심을 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TK의원들에 대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쳤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사람들의 목을 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온다. 그러나 그걸 하지 않으면 국민은 ‘물갈이’를 했다고 보지 않을 것 아니냐”며 큰 폭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미 TK지역 정가에서는 현역의원 70% 물갈이론과 함께 특정 의원을 겨냥한 살생부 명단이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통합이 한국당 공천 작업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공관위 활동이 통합에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도·보수통합을 주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도 김형오 위원장에게 통합신당의 공관위원장을 맡기기로 했다. 이럴 경우 한국당 공관위에서 정한 공천룰이 통합신당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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