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56명·확진 1천975명…확진자는 전날보다 688명 증가
베이징 의사도 감염…시진핑 불호령 속 관리 문책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하루 사이에 사망자가 15명이나 늘고 확진자도 688명 증가하는 등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 미비로 사실상 이 전염병이 통제 불능 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전염병이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퍼지는 양상이어서 조기 수습이 힘들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의사들의 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초기 대응 미비로 관리들이 처벌받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6일 현재까지 전국 30개 성에서 1천975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5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가 688명, 사망자는 15명이 각각 늘어난 것으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추가 사망자 15명을 지역별로 보면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湖北)성 13명, 상하이(上海) 1명, 허난(河南)성 1명 등으로 사망자가 후베이를 벗어나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내 '우한 폐렴'의 중증 환자는 324명, 의심 환자는 2천684명이고 완치 후 퇴원한 환자는 49명이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2만3천431명도 집중 관찰을 받았거나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325명은 별 증상이 없어 관찰이 해제됐다.

특히 수도 베이징에서도 3명의 의사가 '우한 폐렴'에 걸려 격리 치료를 받았으며 지금은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의사 2명은 우한 출장을 갔다 왔으며 이들 중 1명과 회의에 같이 참석했던 다른 의사도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밖에서도 '우한 폐렴' 환자는 확산 추세다.

중화권인 홍콩에서 5명, 마카오에서 2명, 대만에서 3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각각 나왔다.

이밖에 '우한 폐렴' 확진자는 태국 4명, 일본과 한국, 미국, 베트남 각각 2명,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각각 3명, 네팔 1명, 프랑스 3명, 호주 1명 등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춘제(春節·중국의 설)임에도 이례적으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우한 폐렴' 전방위 대책을 재촉하고 '전염병과 전쟁'을 선언했다.

시진핑 주석은 "전염병 예방 통제 사업을 당면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여겨야 한다"면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예방 퇴치하며 정밀한 정책을 구사한다면 전염병과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연구소는 '우한 폐렴'에 효능이 있을 수 있는 30여종의 약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에이즈 바이러스(HIV) 퇴치에 효능이 있는 기존 약물 12종과 감제풀 등 중국 약재들로 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베이징시는 26일부터 시를 넘나드는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으며 서우두(首都) 공항, 다싱 공항에서 톈진(天津) 등 다른 지역으로 오가는 셔틀 운항도 중지시켰다. 27일부터는 모든 해외 단체 여행이 중지된다.

발병지인 우한은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기차가 모두 폐쇄됐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도 모두 봉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