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환한 대낮. 숲 속에 사는 올빼미와 여우, 원숭이가 건넌마을 토끼의 생일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올빼미가 나뭇가지에 앉아 여우와 원숭이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앞이 안 보여. 나 좀 도와줘.”“어휴, 이런 멍청이는 대체 왜 태어난 거야!”

원숭이와 여우는 올빼미를 비웃으며 원숭이의 머리에 앉혀 토끼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재미있게 놀다가 깜깜한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여우와 원숭이는 앞이 안 보여서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고 야단이었습니다. “올빼미야, 우리 좀 도와줘.” 올빼미의 인도로 원숭이와 여우는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원숭이와 여우는 남의 약점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린다& 리처드 에어 부부는 ‘자연에서 배우는 행복의 기술’에서 꽃게에 대한 흥미로운 관찰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꽃게를 잡아 얕은 양동이에 넣으면 금방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게 두 마리를 같은 양동이에 넣으면 서로 빠져나가겠다고 싸우다 결국 두 마리 모두 나오지 못합니다. 꽃게는 서로 끌어내리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양동이를 꽃게로 가득 채워넣으면 게들은 밖으로 나오려고 기를 쓰지만 결국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하는 거지요.

구룡포 호미곶에는 해마다 새해 첫 떠오르는 태양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그곳 바다에 불쑥 나와 있는 손 조형물을 기억하십니까? 이 조형물에는 ‘상생의 손’이라는 작품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바다 안에는 오른손이, 육지에는 왼손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전시되어 있지요. 우리 각자는 서로 바다와 육지처럼 다른 성격과 외모, 개성을 갖고 있지만, 상생의 정신으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할 때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설 명절이 내일부터입니다.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의 기운을 받아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의 2020년을 기대합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