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 위해 흥해읍에 개소
스트레스·피로도 등 측정하고
음파테라피로 지친 마음 달래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에서 시민들이 음향테라피시스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시라기자

‘무너진 마음에도 복구가 필요해요.’

트라우마(Trauma)란 외부로부터 주어진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인 상처를 뜻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외상과 비교하면 그 피해 정도를 입증하기 어렵다. 일부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생각했다가 영혼을 서서히 갉아먹는 무서운 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한다.

11·15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은 조금씩 복구되고 있지만, 시민들은 아직도 그날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포항시는 지진으로 상처받은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를 지난해 11월 개소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는 2∼3층으로 이뤄진 건물이다.

먼저 2층을 방문하면 안내데스크에 있는 상담사와 지진 발생 후 자신이 겪은 불편 사항과 고충에 대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 후 상담사는 스트레스 지수와 누적 피로도, 심장건강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스트레스측정기로 방문객을 안내한다. 헤드셋 모양의 기기를 이마에 착용하고 1분 정도 기다리면 두뇌건강점수와 자율신경나이 등의 검사결과가 나온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받고 있었던 스트레스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간단한 처방도 받을 수 있다.

바로 옆 방에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파반신욕실이 있다. 55℃의 음파반신욕기에 들어가서 10여분 동안 앉아 있으면 온몸이 노곤해지고,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 기기에서는 원적외선이 나와 사람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소파처럼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심신안정을 시켜주는 음향테라피시스템도 있다. 이곳에 앉아 두 눈을 감고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고, 진정되는 것을 느낀다.

포항시민 차난자(86·여)씨는 “좋은 치료 기기를 포항시민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지난 2주 동안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는데 몸이 점점 가벼워지고 좋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말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뇌파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검사실과 트라우마 치료실이 있다. 트라우마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진 EMDR(안구운동 민감 소실 재처리 요법)도 있다.

이 기기는 트라우마를 떠올리면서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고, 동시에 청각과 촉각 등으로 자극을 주면 뇌는 정상적인 정보처리 기능을 활성화해 안 좋은 기억을 다시 처리한다. 생각만으로도 무섭고, 두려웠던 기억이 한편의 옛 기억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의 가장 좋은 점은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타이치 테라피’같이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민은 지진 발생 후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고민에 대해 한 번쯤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쉰다. 자세한 사항은 문의전화 054-270-4747.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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