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한반도 고수온 지속
동해안 어업지도 바뀌어
꽁치·양미리·도루묵 등
한류성 어류 어획량 ‘뚝’
어민들 출어 포기 속출
겨울 대방어는 영덕·울진서
오히려 더 많이 잡혀 ‘눈길’

올 겨울 한반도 연안에 고수온이 지속하면서 동해안의 어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제주도 연안에서 주로 잡혔던 대방어가 울진과 영덕 연안에까지 북상했다. 동해안에서 잡혔던 꽁치와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은 자취를 감췄다.

20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동해 수온은 12∼16℃, 남해 12∼18℃, 서해 4∼12℃의 분포를 보였다. 동해의 경우 평년보다 1∼3℃나 기온이 높고, 남해도 1∼1.5℃ 가량 높다. 서해는 수심이 낮아 겨울철 기온이 가장 낮은데 올해는 평년보다 1~1.5℃ 가량 높다.

특히 강원도 주문진과 울진 등 동해 중부 권역의 경우 평년보다 기온이 무려 3℃나 높다.

육상 온도 변화와 달리 해수 온도 1℃ 상승은 해조류의 급격한 성장 등 해양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어 심각한 해양생태계 교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산과학원은 고수온에 대해 올겨울은 한파가 거의 없는 기온 탓에 수온이 떨어지지 않았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대표적인 난류인 대마 난류가 이상할 정도로 강한세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평년에는 북극 한기의 남하로 인해 저수온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12월부터 한파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북극 사이 제트 기류가 한파를 차단하고 있다.

동해 중부권역 해안에 기온이 높은 것은 대마난류와 소용돌이 등 여러 물리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태평양 연안 전체에 이런 고수온이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해수온 상승 등으로 인한 이상기후는 어민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동해안은 겨울철에 많이 잡히는 꽁치와 물메기(곰치), 양미리, 도루묵 등 한류성 어류의 어획량이 뚝 떨어졌다. 어획부진으로 어선들이 올 겨울내 출어를 포기한 상태이다.

바닷물이 차가울 때 생육이 잘되는 품종이 전반적으로 많은데 전남 해남에서는 고수온으로 김 수확량이 반 토막이 났다.

제주 특산물로 여겨졌던 ‘겨울 대방어’가 경북 동해안의 울진과 영덕 일대에 더 많이 잡히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한 연구관은 “올겨울 한반도 주변 바다 기온이 1℃ 이상 치솟았던 2007년도나 1979년도의 고수온과 비교되는 등 관측 이래 순위권에 꼽힐 만큼의 고수온”이라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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