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정 윤

우거진 수풀 속에서

내 찾던 소가 울고 있다

하나를 얻어 모두를 잃어버리고

다시 돌아와 소를 보니

내 무심턴 그 자리였다

눈을 뜨고 본다

쥔 손을 펴기가 힘들지만

남은 해가 풀섶 사이에 뒹군다

소는 이슬 속에 있는데

나는 그림 밖에도 없다

시인은 심우도(尋牛圖)를 보고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고 있다. 심우도는 멀쩡하게 바로 곁에 있는 소를 보지 못하고 소를 찾는다는 그림이다. 삶에 얽힌 것에서 마음을 비우고 집착을 내려놓으면 비로소 사물의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는 것을 말하며 진정한 소유는 비움에서 비롯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