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판치는 사회 속시원한 정의
시청자들 그리움 충족 전략 주효

낭만닥터 김사부2 /SBS 제공
만화 히어로를 보는 듯한 ‘낭만닥터’는 3년 전에도 지금도 반갑다. 부정(不正)이 판치는 사회, 여유로운 얼굴로 속 시원하게 정의를 외치는 김사부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여전히 강력하다.

15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월 둘째 주(6∼12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가 CPI 지수 247.7로 4위에 진입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지난 시즌과 거의 같은 구성이다. 절대 선(善) 김사부(한석규 분)와 그의 카운터파트 도윤완(최진호)의 긴장 관계 속 김사부가 이끄는 돌담병원 내 의료 에피소드와 인물들의 성장기가 극의 골자를 이룬다.

천재적 의술을 넘어 인술을 보여주는 김사부 캐릭터의 지분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최근 국방부 장관 수술의 공을 날름 따먹으려는 박민국(김주헌)이 “(수술 잘못되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따져 묻자 “‘살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는 게 먼저 아니냐”고 받아치는 김사부의 모습은 시청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한석규 특유의 배짱 넘치면서도 신랄하고 통쾌한 대사 처리 덕분에 생생하게 살았던 장면이다.

한석규의 ‘총지휘’ 아래 젊은 의사들의 얼굴은 서현진-유연석에서 이성경-안효섭으로 바뀌었지만, 그들이 성장통을 겪는 플롯은 시즌 1과 다르지 않다. 특히 안효섭의 경우 점점 낭만닥터가 돼가는 과정을 짧은 회차에도 진정성 있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경, 변우민, 김민재 등 돌아온 돌담병원 패밀리도 안정감을 준다.

이쯤 되면 시즌 1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3년간 김사부를 기다렸다는 데 착안해 그 그리움을 충족시키는 데 충실한 전략을 택했다. 시즌 1에 이어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 역시 “시즌 1을 그리워했던 모든 분께 드리고 싶은 선물이라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성공했다. ‘사람’을 강조한 메시지와 전체적으로는 물론 회마다 완결성을 갖춘 강은경 작가의 필력은 시즌 누적과 상관없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시청률이 1회부터 14.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더니 전날 방송한 8회에서는 19.9%까지 치솟아 2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월화극에 마땅한 적수가 없는 가운데 ‘낭만닥터 김사부2’에 남은 숙제는 초반의 완결성을 끝까지 유지하느냐와 이성경-안효섭의 로맨스가 주된 줄거리와 균형을 제대로 이룰 지다. CPI 지수 1위는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예능 ‘미스터트롯’이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