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조만간 직접 만나 요청계획
한국당 12명 불출마 선언 상황
안팎서 ‘TK 희생론’에 힘 실려
향후 반발 여부 등 초미 관심사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무 결과를 거론하며 ‘TK 100% 물갈이론’이 흘러나온 가운데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만간 TK 의원들을 만나 불출마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TK 의원들 중 누굴 만나 불출마를 요청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TK의원들은 요즘 ‘가시방석’이다. 보수본산인 TK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구미시장 선거 패배, 박근혜 정부 시절 공천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데다, TK지역을 제외한 부산·경남, 그리고 수도권에서 ‘자발적 희생론’이 겹치면서 TK현역의원들도 불출마 선언 행보에 동참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한선교·김정훈·김세연·김영우·여상규·김성찬·김도읍·윤상직·유민봉·조훈현·최연혜 의원 등 12명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TK지역은 단 한명도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불출마를 선언한 김정훈 의원의 경우 동료 의원들을 직접 겨냥하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친박계 중진으로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탄핵과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분열,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등을 거론하며 “우리 당이 이렇게 된 데는 당시 모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직·간접의 책임이 있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자 책임을 어떻게 지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만든 정치적 책임이 있는 분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 책임을 지라”고 다른 의원들도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던 김무성 의원도 “20대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4·15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새 인물 수혈에 앞장서는 게 당과 국민과 국가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친박 세력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에 TK지역 정가에서는 “누군가는 불출마를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어, 지역 내에서도 ‘TK희생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TK의원들은 “TK를 죄인 취급하느냐”는 반발과 함께 공천 경쟁을 펼쳐보겠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황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불출마를 요구하느냐에 따라 TK의원들의 반발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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