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진전 경북지방경찰청장
박화진
전 경북지방경찰청장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떠오르는 새해 첫날의 해를 맞으며 새해에는 더 나은 삶을 소망해 봅니다. 연례행사 같은 해맞이를 하면서도 새해 첫날 아침은 늘 설레고 기대를 가져봅니다. 우리 가족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새해 첫날의 다짐과 소망들이 꼭 성취됐으면 합니다.

올해는 10간의 일곱 번째 ‘경’(庚)과 12지의 첫 번째 ‘자’(子)가 합쳐져 경자년(庚子年)입니다. ‘경’(庚)은 흰색을 의미하고 ‘자’(子)는 쥐를 상징하기 때문에 ‘흰쥐 띠’의 해라고 합니다. 쥐 중에서도 흰 쥐는 우두머리 쥐이자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실, 근면, 지혜, 총명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성실하고 근면한 우리 민족의 기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해인 것 같아 기대를 해봅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있어 들뜬 기대만큼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습니다. 민생을 책임져야할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 대립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밝지만 않은 경제전망들은 골목안 자영업자의 긴 한숨을 새해에도 잦아들게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들의 핏발서린 눈을 보듬어줄 희망찬 정책들도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매주말이면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누어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고 외치는 쪼개진 민심은 언제쯤 봉합될지 종잡지 못하겠습니다. 남북간 긴장과 대치상황도 제대로 풀리게 될까하는 의구심이 생기게 되어 남아있던 희망조차 흐릿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마냥 주저앉아 체념과 낙심에 빠져 있을 수만 없습니다. 저 멀리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돌이켜 볼 것도 없이 우리 국민은 금모으기 운동이란 경이적인 한마음 한뜻 운동으로 그 어렵다던 IMF체제의 파고를 넘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놀란 월드컵축구 4강의 신화를 이룬 대한민국입니다. 쥐의 해를 맞이하여 생각나는 속담이 있습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입니다. 몹시 고생을 하는 삶도 좋은 수가 터질 날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난 속에 희망을 갖게 하는 속담인 것 같습니다. 쥐구멍은 아주 작은 공간을 빗댄 말입니다. 햇볕도 잘 들지 않아 동물이 서식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쥐는 그 속성처럼 근면과 성실성으로 생존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좁은 공간으로 볕이 들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찮은 동물의 삶에도 희망의 끈이 있는데 세계를 놀라게 한 저력의 대한민국이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흰쥐처럼 근면, 성실은 물론 지혜와 총명으로 헤쳐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 때 유행했던 ‘해뜰 날’이라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새해에는 반드시 ‘쨍’하고 해뜰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살아갔으면 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그런 마음을 다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태양이 내려주는 밝은 빛과 따스한 온기를 그늘진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 이웃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