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포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와 포항시, GS건설이 배터리 리사이클링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GS건설은 투자협약에 따라 2022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해 영일만 4산업단지에 12만㎡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 공장이 완성되면 연간 4천500t의 니켈과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유가금속을 생산하게 된다. 또 일차적으로 300명 규모 일자리도 새롭게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7월 영일만 산업단지와 블루밸리 산업단지 등 2개 지역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에코프로와 포스코케미칼의 투자 결정이 있은 데 이어 이번에는 GS건설이 배터리 공장을 설립키로 함으로써 이른바 배터리업계 빅3 기업의 유치가 이뤄지는 호재를 만났다. 전국 14개 규제자유특구 중 가장 규모가 큰 투지가 이뤄져 포항은 이제 배터리 분야의 전국 1번지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철강도시로 성장해 온 포항의 또다른 변신이라 풀이되는 대목이다. 배터리 산업은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불린다. 매년 40% 이상 성장세를 보이는 장치산업이다. 장차는 반도체 산업을 능가할 것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산업이 대세로 등장했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친환경차 개발이 향후 메이커의 생존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수요 폭증과 함께 배터리 산업의 성장은 필연적 코스다. 업계가 올해를 배터리 산업의 성장 원년으로 보고 있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포항은 지난해 포스코 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연구센터를 문 열면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포항은 소재(양극재·음극재)-배터리-리사이클로 이어지는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제대로 완성하게 된다. 명실공히 배터리 선도도시로서 면모를 모두 갖춘다는 뜻이다. 지진 발생 후 포항시는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철강산업 부진이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꼴이다. 이때 배터리 산업의 지역 정착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모처럼 돌아온 호기를 살리는데 총력을 쏟아 포항이 전국 최고의 배터리 선도도시로 우뚝 서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