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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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저곳 스와니 강물 그리워라”로 시작하는 ‘스와니 강’은 우리에게도 애창곡으로 불리는 미국 노래이다. 스와니강은 미국의 역사깊은 강의 이름이다. 이번 겨울방학동안 가족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는 미국 동부 지역을 차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러던 중 그 유서깊은 스와니 강을 우연히 만났다.

워싱턴에서 조지아주 애틀란타 그리고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알라바마주 몽고메리를 거쳐 차를 몰고 플로리다주로 들어서는데 “역사적인 강, 스와니강입니다”라는 팻말을 고속도로에서 보게 되었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차를 모는 기분은 상쾌했다. 스와니강의 자태는 노래만큼 고요하고 정겨웠다.

스와니강은 미국 조지아 주 남동부 늪지대에서 발원하는 강인데 원래 이름은 ‘산후아니’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초창기 원주민 인디언들의 말로 “갈대가 우거진 강”이라는 뜻의 구아사카에스키라고 불렀는데, 이후에‘작은 성 요한’이라는 뜻의 ‘산후아니(San Juanee)’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이것이 흑인들에 의해 와전되어, 지금의 ‘스와니’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작곡가 스티븐 포스터가 1851년에 작곡한 노래로 원래 제목은 ‘고향 사람들’이었다. “멀리 스와니강을 따라 내려가면 그리운 고향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애수가 깃든 망향의 노래인데, 포스터는 이 노래의 가사를 즉석에서 거의 완성하였으나 강 이름을 정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포스터는 그의 형과 함께 미국 지도를 펼쳐 놓고 적절한 강을 살펴보다가 플로리다주의 스와니강을 찾아냈고, 포스터는 2음절에 맞추기 위하여 ‘Suwannee’를 ‘Swannee’로 줄여 가사에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노래는 발표 후 큰 인기를 끌었으며, 1935년에는 플로리다주의 주가가 되었다고 한다.

머나먼 저곳 스와니 강물 그리워라. 이 노래를 부르면 어릴적 옛고향에서 복숭아밭에서 복숭아를 따먹으며 뛰놀던 생각도 나지만 또 주위의 이산가족의 아픔도 생각난다. 날 사랑하는 부모형제 이몸을 기다려. 그들의 부모형제는 떨어져 있고 만나지 못한다. 그리고 하나둘 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언제나 나에게 고향을 찾아 가볼까.

150년 전 흑인들의 마음을 그린 이 가사는 아마도 지금 많은 한국의 이산가족들의 마음이리라. 남북 이산 가족상봉은 정권에 따라 희비가 갈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이 경직상태로 또 언제 이들이 부모형제를 만날지 기약이 없다.

상봉가족의 문제가 정치적 쇼가 아닌 진정한 상봉이 되려면 현재의 남북접근 방식으로는 안된다. 현 정부의 접근 방식으로는 북한의 오만만 키워주고 남북의 문제는 한국의 치욕적인 상황속에 점점 안개속으로 멀어져 가고 있다.

북한은 한국을 무시하고 점점 오만해 져 가고 있다. 그래서, 이산가족 이들의 스와니강은 점점 멀어져 간다.

전 세계 단 하나의 분단국가, 한국.

스와니강의 노래는 오늘도 이산국가 한국에서 구슬프게 흐른다. “머나먼 저곳 스와니 강물 그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