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 영

화살 하나가 공중을 가르고 과녁에 박혀

전신을 떨 듯이

나는 나의 언어가

바람 속을 뚫고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마구 떨리면서 깊어졌으면 좋겠다

불씨처럼

아니 온몸의 사랑의 첫 발성처럼

과녁에 박혀 전신을 떠는 화살을 보며 시인은 시의 본질을 떠올리고 있다. 자신이 쓴 한 줄의 시가 누구의 가슴에 박혀 잔잔한 감동의 떨림으로, 울림으로 남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자신의 시 쓰기 자세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