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울진서 최근 잇따라 혼획
2년간 624마리 그물에 걸려
마리당 3천만~7천만원에 판매
울진해경 “불법포획 철저 대처”

울진 앞바다에서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5일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2분께 울진군 죽변항 남동쪽 15㎞ 바다에서 조업하던 통발어선 H호(9.77t)가 그물을 끌어 올리던 중 꼬리 부분이 그물에 감겨 죽은 밍크고래를 발견했다. 해경은 작살과 창 등을 사용해 일부러 잡은 흔적이 없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했다. 밍크고래는 죽변수협에서 3천300만원에 거래됐다. 사진은 발견된 고래 모습. /울진해양경찰서 제공

[영덕·울진] 경북 동해안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자 설치한 그물에 고래가 걸려 죽는 혼획(그물 등에 우연히 다른 어종과 함께 걸리는 것)이 잇따르고 있다.

혼획된 고래들은 마리당 3천만원에서 7천만원에 팔려 ‘바다의 로또’로 불린다. 올해 들어서 지난 5일 울진과 영덕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 2마리가 발견됐다.

울진해양경찰서는 작살이나 창 등을 사용해 일부러 잡은 흔적이 없어 발견한 선장에게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 인계하고 수협 위판절차를 거쳐 처리하도록 했다. 밍크고래는 강구수협과 죽변수협에서 7천130만원(길이 5.68m, 둘레 3.35m), 3천300만원(길이 5.2m, 둘레 2.9m)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멸종위기 보호종인 혹등고래가 거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줬다. 이 고래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

7일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018년~2019년 영덕·울진지역 혼획 신고된 고래는 624마리에 이른다. 참돌고래 534마리, 낫돌고래 46마리, 밍크고래 31마리, 큰머리고래 2마리 등이다.

자원량에 비춰보면 참돌고래와 낫돌고래, 밍크고래가 혼획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혼획 현황을 월별로 보면 3월 176마리, 4월 112마리, 2월 85마리, 1월 67마리 등 봄과 겨울철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울진 죽변 183마리, 울진 후포 92마리, 영덕 축산 94마리, 영덕 강구 252마리로 집계됐다.

해양생태계 전문가들은 “밍크고래류의 경우 주로 겨울철에서 봄철사이에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특성을 지녀 겨울철 밍크고래류의 혼획 빈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관계자는 “고래들이 물고기를 쫓아 그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는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는 연안에 설치된 그물이 너무 많아 고래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뢰밭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어민들은 “일부에서 고래가 다니는 길목에 일부러 그물을 설치해 혼획을 위장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해양경찰서 차경호 경위는 “불법 포경선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어 용의 선박이 출항하면 경비정과 헬기를 띄워 현장에서 불법포획 행위를 적발하지만 최근에 불법포획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혼획된 고래들은 적법 절차를 거쳐 위탁 판매되며, 불법 포획 시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박윤식·장인설기자

    박윤식·장인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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