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춘 수

낙엽들이 길섶에 슬린다

햇살이 햇살의 웅덩이를 만든다

여기 저기,

잎 떨군 나무들

키가 더 커지고

조금은 어쩔 줄 몰라 한다

너무 먼 하늘이

귀에 쟁쟁하다, 그

목 잘린 무쇠두멍

평생을 섬세한 감관을 열어 관찰과 인식의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의 달관 정신세계를 읽는다. 햇살이 햇살의 웅덩이를 만들고 잎 떨어진 나무가 키가 커 보인다는 시인의 묘사에서 시인의 감각이 얼마나 섬세한지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