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겨우내 얼어붙었던 느티나무 가지 위에

이 해 들어 첫 봄 싸락눈이 와 닿았다

나무는 바람 속에 제 온몸을 활짝 열어놓고

가장 정결한 눈빛으로 그 눈을 받아들인다

가지 끝에 곧 푸른 새싹이 돋으려나 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나뭇가지에 이른 봄 싸락눈이 내린 풍경 한 장을 본다. 도래한 봄을 예감하고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차가운 하늘 난간에 새순을 내고 따스한 봄볕을 기다리는 나무들에게 스미는 봄은 희망의 서곡을 울리며 온 세상에 퍼져 나갈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