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발전방향 연구용역 결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포괄 운영
동아시아 관문·거점 역할 주문
활주로 길이 문제는 논란 예상
道 3,200m 對 국방부 2,750m
입지결정 후 입장 조율에 주목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의 이용객이 오는 2050년에는 1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월 후보지가 확정되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의 미래를 위해서는 활주로 길이가 중요 쟁점의 하나로 떠올랐다.

16일 경북도가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에 맡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필요성 및 발전 방향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통합 신공항의 여객 수요는 개항 시점인 오는 2026년 490만 명을 시작으로 계속 늘어 2050년에는 950만 명을 넘어 1천만명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시설 규모가 활주로 길이 3천200m, 여객터미널 6만9천㎡, 계류장 22만㎡가 돼야 적정하고 장래 확장성도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날 용역 결과 제시된 활주로 길이는 국토교통부가 권고한 것보다 500m가량 길어 향후 이와 관련해 기관 간에 논란이 일 전망이다. 더구나 당초 대구시와 경북도가 세계 주요 공항 활주로 길이인 3천700m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토부와 국방부는 기존 대구 공항 활주로 2곳 가운데 가장 긴 활주로(2천755m)보다 5m 짧은 2천750m를 구상하고 있어 향후 입장 조율이 주목되고 있다.

활주로 길이는 앞서 김해신공항과 관련해서도 부각된 사례가 있다. 당시 경남도는 신설 활주로 길이를 3천700∼3천800m를 고수했지만, 국토부는 항공기 성능 자료를 우선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활주로 설계 매뉴얼에 따라 활주로 길이를 3천200m로 산정한 바 있다. 실제 세계 주요 공항이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 길이 3천700m가 넘는 활주로를 완비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터키 이스탄불 신공항 활주로 길이는 3천750m이며, 중국 베이징 서우두와 홍콩국제공항은 모두 활주로가 3천800m에 달한다. 이 때문에 경북도가 앞서 김해신공항 사례를 보고 국토부의 눈치를 보느라 당초 제시한 활주로 길이(3천700m)보다 500m 짧게 용역 결과를 끼워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의 활주로 길이 3천200m를 두고도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산하기관인 한국공항공사가 ‘3천200m 활주로가 적정하다’는 자문보고서를 공항 표준온도, 개방구역 운영 등을 엉터리로 적용해 발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내년에 용역을 발주하기 때문에 이번 용역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 “국무총리실에서는 군 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개항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활주로 길이 문제는 어느 쪽에서도 책임지고 발언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1월 말 신공항 입지가 결정되면 건설 규모와 배치 등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위한 대구시의 기본계획 용역과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이 시작되면 이번 용역 결과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종보고를 맡은 이헌수 한국항공대 교수는 “통합 신공항을 통한 경북의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미주·유럽 장거리노선 등 장기편을 포함한 포괄적 노선망 운영, 안정된 수요기반의 통합 네트워크 확립, 한·중·일 ·동남아 도시 연계를 통한 동아시아 항공운송 및 교류 거점 역할을 할 글로벌 노선망 운영”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경기남서, 충남·북, 강원도 지역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전국 연결 교통망을 확보하고 항공·해운·철도·도로 복합운송공항인 중동부 산업의 동아시아 관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미래 지속성장 가능 공항 △미래형 첨단 공항 △지역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공항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공항 등이 통합신공항의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제시됐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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